최종 최저임금 법정시한 D-1 노동계 vs 경영계 시한 넘길듯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총 위원장이 정부의 근로자위원 추천 거부를 두고 ‘노동탄압’이라며 반발하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시급 만원을 두고 반대의견이 팽팽

 

2023년 최저임금 심의가 법정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노동계가 정부의 노동 탄압을 이유로 최저임금위원회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동결값인 9620원을 제시했습니다. 일부 경영계에서는 최저임금 감액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9,620원을 부담하기 어려운 소상공인이 많다는 이유였습니다. 

노동계는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 구속돼 근로자위원에서 해촉된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 대신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추천했지만 고용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고용부는 ‘해촉된 위원과 공동불법행위 혐의로 수사 중인 상황에서 제청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이에 “대단히 무례하고 자의적인 해석”이라며 “온당치 않은 이유와 비상식적인 노동부 행태 앞에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분노와 허탈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지난 회의에서 노동부의 최저임금위 운영과 심의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와 관련해 항의했다”라며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짜인 구도에서 심의가 진행돼야 하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거들었습니다. 근로자위원 8명은 모두발언 직후 전원 회의장을 떠났습니다.

 

반면 경영계는 이날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와 같은 시간당 9620원을 제시했습니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지급주체의 지불능력과 최저임금법에 있는 네 가지 심의 기준을 살펴볼 때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업종별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이 반드시 지켜야 할 단일 임금을 정하는 만큼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지불능력이 가장 어려운 업종에 맞춰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류 전무는 또 “2018년에서 2022년까지 지난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41.6%에 달하는 반면 동기간 1인당 노동생산성은 0.2%, 시간당 생산성은 5.4% 증가에 그치고 있어 최저임금 인상요인을 찾을 수가 없다”며 “소득분배 측면에서도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최저임금이 명목임금에 비해 2.7배 빠르게 올랐음에도 지니계수와 상대적 빈곤율 등 소득분배지표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소득분배를 목적으로 부정적 파급효과가 큰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회의가 ‘반쪽’으로 끝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법정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류 사무총장이 오는 29일 회의 참석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답하면서 이 같은 상황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위는 심의 요청을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해 고용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합니다. 올해 법정 시한은 오는 29일입니다.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1988년 이래로 법정 시한이 준수된 적은 9번뿐입니다. 작년에는 2014년에 이어 8년 만에 시한을 지켰습니다. 올해는 만원을 두고 고용주와 노동자간의 팽팽한 대립이 예상됩니다. OECD 13위권을 유지해 온 우리나라가 만원을 넘기면서 10위권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항입니다. 노동자가 요구하는 12,000원대를 넘어설 경우 우리나라는 9달러를 넘어서게 됩니다. 이는 12위인 캐나다와는 환율차이에 의해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정도입니다. 

 

2022년까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나라중 하나입니다.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신규 채용을 축소하거나 기존 인력을 감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중소기업계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구성한 중소기업 최저임금 특위를 30일에 개최하고 ‘중소기업 최저임금 관련 애로 실태 및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71.5%가 내년도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신규 채용을 축소하거나 기존 인력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영 부담을 가중시켜 신규 투자와 고용 창출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또한 응답 기업의 81.3%는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중소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시장에서 대기업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저임금 인상 결정 시 중소기업의 현실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 시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